“어, 체급은 8개인데 왜 4체급에만 출전하지?” 

 

이번 아테네 올림픽을 지켜보며 국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런 의문을 갖고 있다. 27일부터 시작되는 태
권도 경기에 한국은 남자부 문대성(80㎏급), 송명섭(68㎏급), 여자부 황경선(67㎏급), 장지원(57㎏급)
이 나서 최소 금메달 3개에 도전한다. 올림픽 태권도는 남녀 각 4체급씩 모두 8체급에서 열리지만 한국
은 '단' 4명만 출전시켰다. 8체급에 전부 나가면 석권도 가능할텐데 무엇 때문에 '달랑' 4명만 보냈을
까. 

 

이유는 태권도가 한국의 국기(國技)라는데있다. 세계태권도연맹(ＷＴＦ)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앞두고 '한 나라는 전체 체급의 절반만 선수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한국
의 '싹쓸이'를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같은 규정은 국제올림픽위원회(ＩＯＣ)가 만들었을까. 놀랍게도 본부를 서울에 둔, 한국
이 주도하는 ＷＴＦ가 앞장서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사연은 이렇다. ＩＯＣ는 시드니 대회를 앞두고 올림픽 종목이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을 경계했다. 지나
치게 방대해지는 데다 참가 선수단 규모도 늘어날 경우 '가치'가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태권도의 정식 종목 편입을 추진했던 김운용 ＷＴＦ 전 총재로서는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단 규모를 100명 안팎으로 하라는 ＩＯＣ의 '쿼터'를 ＷＴＦ가 받아들이고난 뒤에
야 비로소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었다. 

  

반면 일본이 종주국인 유도는 '아무런' 조건없이 총 14개 체급(남녀 각 7개씩)에서 열린다. 세계적으로 
태권도보다 보편화됐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태권도가 일본의 국기였어도 지금처럼 `희한한 
제한'이 생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