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우연히 찾아간 대학로가 인생을 바꿔놓았다. 
김혜수의 화끈한 노출로 화제가 된 영화 ‘얼굴 없는 미녀’(감독 김인식ㆍ제작 아이필름)에서 김혜수의 
첫번째 베드신 파트너로 화제가 된 신인 배우 한정수의 이야기다. 

한정수는 경원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1997년 연기 지망생 친구를 따라 대학로의 한 극단에 갔다가 
연기자로 인생 항로를 바꿨다. 

마르크스의 저서 ‘자본론’을 신봉하던 경제학도에서 연기를 종교로 여기는 연기 지망생이 된 것이다. 

한정수는 지난 99년 서울예대 영화과에 입학하면서 연기의 기초를 다졌다. 

한정수는 “연기에 대한 뜻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극단에서 얼마간 지내다 보니 연기가 내 인생의 모든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부터 연기 외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연한 기회에, 그것도 순식간에 바뀐 인생이다. 

‘얼굴 없는 미녀’에서 한정수는 그다지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출연진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자부한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화끈한 노출 베드신을 촬영한 김혜수의 첫번째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또한 ‘음모 노출설’이 있을 정도로 화끈한 베드신이었기에 그에게 쏠리는 관심도 컸다. 

몇몇 지인들은 “김혜수와 베드 신을 찍다니!”라는 농담할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한정수는 “4분 30초짜리 롱테이크 촬영을 무려 12시간 연속으로 진행했다. 

너무 힘들었다. 

7시간쯤 지나니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게다가 크랭크인하고 거의 첫촬영이 베드신이어서 정신적인 준비도 부족했다”고 회상했다. 

한정수에 따르면 김혜수와 펼친 베드신은 ‘투혼의 베드신’이었다. 

12시간 동안 10분도 안 쉬고 찍었다. 

한겨울 노천탕에서 촬영이 이뤄졌는데 흘린 땀이 한 항아리는 될 정도였다고 한다. 

한정수는 “그 때까지 김혜수 선배와 오누이처럼 사이 좋게 지냈는데 촬영 이후 서먹서먹해졌다. 

주위에선 부럽다고 놀리기도 하지만 여간 힘든 촬영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